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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앱이 전화번호를 요구하는 이유, 그리고 그 비용

전화번호는 원래 전화를 거는 주소였습니다. 지금은 계정을 복구하고, 친구를 찾고, 본인임을 증명하는 열쇠입니다. 서비스가 번호를 요구하는 데에는 각각 그럴듯한 이유가 있지만, 그 이유들이 모이면 이용자에게는 하나의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번호 하나로 모든 서비스의 ‘나’가 연결된다는 부담입니다.

이유 1. 가짜 계정을 막기 위해

번호는 개통할 때 계약이나 신원 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가짜 계정을 대량으로 만들기 어렵게 합니다. 서비스 입장에서는 가장 간단한 스팸 방지 수단입니다. 다만 이 효과는 번호를 요구하는 서비스가 늘수록 줄어듭니다. 번호가 유출될 수 있는 곳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유 2. 친구를 찾아 주기 위해

주소록을 올리면 번호를 기준으로 ‘알 수도 있는 사람’이 만들어집니다. 올리는 사람에게는 편리하지만, 그 주소록에는 동의하지 않은 다른 사람의 번호가 들어 있습니다. 번호 기반 친구 찾기는 모든 사람의 번호를 서로 공유하는 구조이며, 여기서 빠질 수 있는지는 서비스가 번호로 찾기를 끄는 설정을 제공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유 3. 계정을 복구하기 위해

비밀번호를 잊었을 때 문자로 확인하는 방식은 단순합니다. 그러나 번호가 계정의 복구 수단이 되는 순간, 번호를 빼앗기면 계정도 빼앗깁니다. 유심 교체 사기가 금융 계정을 노리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복구 수단이 하나의 번호로 모이면, 그 번호가 가장 가치 있는 공격 대상이 됩니다.

이용자가 치르는 대가

번호는 바꾸기 어렵습니다. 바꾸는 순간 모든 서비스의 복구 수단과 모든 지인의 주소록을 다시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번호는 사실상 영구 식별자가 되고, 한 곳에서 유출되면 모든 곳에서 유효합니다. 한 시간 전에 만난 사람에게 불러 준 번호, 명찰에 적은 번호는 이 영구 식별자를 거의 모르는 사람에게 건네는 일입니다.

줄이는 방법

번호를 전혀 쓰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번호가 꼭 필요한 곳과 습관적으로 요구되는 곳은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입에 번호를 요구하지 않는 서비스를 고르고, 처음 보는 사람과의 연락에는 번호 대신 끝낼 수 있는 주소를 쓰며, 복구 수단을 번호 하나에 모으지 않습니다. 번호를 덜 건넬수록 번호가 유효한 범위가 줄어듭니다. 행사 단체 대화방과 소개란과 명찰 가이드에서 그 경계를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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